소비자의 선택권은 어디로...
세계적 흐름이 되어 버린 저비용항공 활성화로 항공 소비자에게는 무한에 가까운 가격 선택권이 주어졌다.
시기를 잘 맞추기만 하면 국내 우등버스 요금만으로 가까운 일본, 중국은 물론 동남아 지역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중'한 접근과 결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얻고자 하는 이득 뒤에는 반드시 적절한 댓가(비용)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저렴한 항공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껌값에 가까운 항공권을 우후죽순 쏟아낸다. 며칠 전 제주항공이 국내선 1900원, 국제선은 5900원이라는 믿지 못할 항공권 특가 이벤트는 이제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정도다. (주1)
이런 특가 항공권은 가격이 저렴한 만큼 항공권 사용에 있어 제한이 많다. 항공편 날짜를 바꿀 수 없다거나 취소 수수료가 많거나 때로는 환불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주2) 항공사들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저렴한 항공권을 출시하기는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부담과 수익보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리스크(환불 안됨 등)를 부담하고서라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층은 있다.
값싼 항공권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어...
항공사는 리스크(Risk)만 떠 안지 않으려 할 것.. 초저가 항공권 사라진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요와 공급, 경쟁의 시장 속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지는 초저가 항공권이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말이다. 오늘(15일) 국정 회의에서 항공소비자를 위해 '환불 수수료 수준을 낮추거나 완화하는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주3) 현재의 환불 의무 조건에다가 구입 후 일정 기간 내 환불 수수료 면제와 환불 시점에 따른 수수료 차등화 계획이 추가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항공사 입장에서 리스크(Risk)만 떠 안을 수는 없게 된다. 즉, 환불 수수료 인하 혹은 면제 의무화로 인해 매우 저렴한 초저가 항공권은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13년 환불 의무화에 따라 에어아시아 같은 경우에는 일본 등 주변국 보다 한국 출발 항공권 요금이 더 높은 수준으로 상황이 변해버렸다.(주4) 여기에 환불 수수료 수준을 낮추거나 일정기간 내 환불 수수료 면제 등의 정책이 더해지면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소비자의 미사용 항공권 환불 권리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리스크를 안고 저렴한 항공권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제한 조건이 적어 안전하지만 비싼 항공권을 고를 것이냐 하는 소비자의 선택권 역시 중요하다. 환불 의무화나 수수료 면제 등의 정책은 저렴한 항공권을 시장에서 사라지게 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게 할 뿐이다. 다만, 이번 정부 계획 중에 '환불 수수료 조건, 기간' 등을 알아보기 쉽게 의무적으로 색상 등을 달리해 표기하도록 하는 방안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그나마 긍정적인 개선 방안이라 하겠다.
단통법으로 인해 누구나 똑같이 (평등하게) 비싼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된 현재의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주1) 하지만 제주항공 홈페이지, 서버 다운 등으로 먹통이 되는 바람에 이전 안전사고를 희석시키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아니냐며 불만만 사기도..
(주2) 우리나라 공정위가 환불 가능하도록 의무화했다. (항공칼럼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저비용항공 환불정책 관련, 2013/11/7) )
(주3) 항공소식 정부, 항공권 환불수수료 줄여 소비자 권익 보호?(2016/1/15)
(주4) 항공칼럼 에어아시아 왕복 항공운임, 차이가 큰 이유?(201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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