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늦은만큼 빨리? 항공기가 과속 운항 한다고?

쥬드2016.09.27 23:26Views 8147Votes 21Comment 3

  • 55분 걸리는 거리를 36분에 주파?
  • 항공기 과속운항을 방지해야 한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장

어제(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항공기지연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빨리 도착하는 것은 항공기가 과속 비행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기사] 늦은 만큼 “빨리 빨리”?… 항공기, 과속운항 ‘의혹’

올 1월 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통상 55분 걸리는 김포-여수 노선에서 36분만에 도착했다고 언급하며, "1월부터 3월까지 지연 출발한 항공기 546편 가운데 98%인 542건이 평소 운항시간보다 20% 이상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과속운항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과속 관련 안전수칙조차 부재한 상황'이라며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항공기가 과속으로 비행한다?

과연 옳은 주장일까?

그래서 확보할 수 있는 기록으로 아시아나항공 8737편(김포-여수, 17시 20분 출발 18시 15분 도착) 비행기록을 살펴봤다. 총 124편으로 이정도면 자료로서, 통계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oz_gmprsu.jpg

[관련 엑셀 자료] 아시아나 8737편 (김포-여수) 비행자료(2016년 5월~9월)

 

그.런.데... 나타난 기록에 따르면 이 구간 평균 비행시간은 38분이었다. 가장 빠른 비행편은 비행시간이 32분이었으며 44분 비행했던 기록도 있었으나 대개는 38분에서 42분 사이였다. 36분 비행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과속(?)이 아닌 보통 비행시간이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국회의원이 주장한 55분 비행시간은 무엇일까? 55분이라는 것은 항공기가 출발을 위해 지상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Ramp-out) 시각부터 목적지 공항에 도착해 승객이 내릴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여 멈춰서는 (Ramp-in) 순간까지를 의미하는 일반 여객 입장에서의 항공기 스케줄(Block Time)인 것이다. 즉 비행기의 순수한 비행시간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36분은 정상적인 비행시간 범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55분 걸려야 하는 비행시간이 36분 걸렸으며 이는 과속 비행 증거라고 주장한 국회의원은 도대체 뭘 보고 있으며 어떤 것을 분석하고 있는 것일까? 기록상에 가장 짧은 비행시간을 기록했던 7월 17일 비행편은 32분이었다. 여기에 항공기가 지상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포함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36분만에 비행을 끝낼 수 없다. 이 국회의원은 항공기 '비행시간'과 항공편 '스케줄', 이 두 용어/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리고 더더욱 어이없는 주장은 과속운항을 통제하는 기준없이 관제사의 통제에만 의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런 사람이 정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항공기가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운항되는지 전혀 개념도 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항공기가 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에 사전에 비행계획(Flight Plan)을 제출한다. 출발시각과 도착시각은 물론 비행시간까지 제출하며 관제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관제 시스템을 통해 항공기간 안전거리 등을 확보하고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비행속도를 높힐 때는 관제와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

 

 

항공편 "스케줄 시간"과 "비행시간" 구분해야

이 의원의 주장대로 원래 스케줄보다 20분 가량 비행시간이 단축된 것이라면 같은 항로를 비행하는 다른 항공기를 앞질러 추월했어야만 한다.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애초부터 과속운항이라고 주장하는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항공편 스케줄과 출도착(이륙-착륙) 비행시간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를 혼용해 주장한단 말인가?

물론 항공기 속도를 높히면 약간의 시간이 단축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경험상 유럽에서 출발한 비행기 속도를 M 0.75에서 M 8 정도로 높인다고 해도 실제 단축할 수 있는 비행시간은 10분-20분 내외에 불과했다. 비행시간 10시간이 넘는 구간에서도 그러할진대 비행시간이 불과 40분 내외인 구간에서 아무리 속도를 높힌다해도 결단코 55분에서 36분으로 비행시간을 줄일 수는 없다.

 

그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비행시간이 34분에서 44분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약간의 비행기 속도 차이로 인해 2-3분 차이가 발생될 수는 있겠으나 이보다 크다면 자연 환경, 즉 바람의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봐야 한다. 뒷바람(배풍)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는 엄청나다. 심지어 일반 민간 항공기(초음속 비행기콩코드 등은 제외)는 구조상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없지만 뒷바람을 이용하면 때로는 초음속(지상속도 기준)을 돌파하기도 할 정도다.

[항공상식] 민간 항공기도 때로는 초음속 비행기가 된다.
[항공상식] 비행기도 때로는 무임승차? 무임비행 하기도... (제트기류)

wind.jpg
바람의 영향으로 비행시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

 

도대체 항공교통 주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이 어떤 배경지식을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항공기 과속 비행 관련 안전수칙을 만들라고 주장할 수 있나 진심으로 궁금할 뿐이다. 비행시간, 과속 등에 의구심이 든다면 이런 주장을 하기 전에 관련 전문가에게 한번 쯤은 확인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싶다. 이 조차도 거치지 않은 듯한 아마추어에게 항공 관련 정책을 맡겨야 하는건지..

 

#항공기 #항공 #비행속도 #과속 #김포 #여수 #비행시간 #과속운항 #비행기 #주승용 #국회의원

5
(5 user rated)
5
4
3
2
1

Rate your experience

0 Rate up
    • Font Size
공항이용료 공항 직접 징수, 수익 증가! 이용객 불편! (by 고려한) 한숨 나오는 어이없는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정책 (by 마래바)
Comment 3
  • 이몽 (Nonmember)
    2016.10.10 16:30

    기사를 보고서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항공에서 저게 대체 뭔 소린가 했는데, 마래바님 설명을 보고나니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올해 국정감사는 여러모로 대박입니다.  MS논란부터 비행기 과속까지 이건 개콘 소재로 누가 제시해도 유치해서 안쓸만한 것이 아닌가요....-_-+++

  • 항공기과속 (Nonmember)
    2019.4.28 20:47

    저가항공들 과속하는건 공공연한 사실이죠 .. 사람들 메이저 항공 늦고 딜레이 많이 된다고 하는데

    비행기 자체에 결함 있기전에는 모두 로컬 공항의 관제 상황에 따라 갈 수 밖에 없음..... 30분 뒤에 출발하는 저가 모 항공기가 벌써 도착해서 짐 풀고 있는 모습 두번 정도 보고,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들리두만요... 저가항공사도 자료 요청해야할 듯

  • 쥬드Author
    2019.4.28 23:09
    @항공기과속

    어제(4월 27일) 김포-제주 간 오후 항공편 출도착 시각, 비행시간을 확인해 봤습니다.

    FSC, LCC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LCC 라고 해서 비행시간이 짧은 것만도 FSC 라고 해서 길지만은 않습니다. 상관 관계가 거의 없습니다.

     

    식별자 항공기 Take-off Landing Flying time
    AAR8995 A321 21:35 22:23 0:48
    KAL1265 B739 21:12 21:59 0:47
    AAR8993 A321 21:01 21:52 0:51
    JJA147 737 20:53 21:45 0:52
    KAL1263 CS3 20:45 21:38 0:53
    KAL1261 B739 20:40 21:32 0:52
    ESR233 B738 20:17 21:12 0:55
    JJA133 737 19:50 20:46 0:56
    JNA339 B738 20:28 21:23 0:55
    ESR231 B739 19:30 20:44 1:14
    AAR8991 A320 19:53 20:54 1:01
    KAL1259 223 19:34 20:27 0:53
    JNA335 B772 19:31 20:26 0:55
    JJA129 737 19:27 20:17 0:50
    AAR8985 B763 19:04 19:59 0:55
    TWB735 737 19:14 20:10 0:56
    KAL1257 223 19:06 20:01 0:55
    JNA333 B738 19:02 19:58 0:56
    AAR8983 A320 18:55 19:47 0:52
    ESR229 B738 18:35 19:43 1:08
    AAR8981 B763 18:38 19:34 0:56
    KAL1255 B772 18:36 19:28 0:52
    JJA127 737 18:26 19:22 0:56
    ESR227 B739 18:24 19:18 0:54
    TWB731   18:21 19:16 0:55
    ABL8015 A321 18:19 19:25 1:06
    AAR8973 B763 17:58 18:53 0:55
    KAL1253 A333 18:10 18:59 0:49
    TWB729 737 18:15 19:13 0:58
    JJA165 737 17:39 18:35 0:56
    TWB727 737 17:37 18:32 0:55
    JNA331 B738 17:46 18:46 1:00
    KAL1251 B738 17:35 18:22 0:47
    KAL1249 223 17:28 18:17 0:49
    KAL1247 B772 16:57 17:50 0:53
    ESR225 B738 16:35 17:44 1:09
    JJA125 737 16:17 17:16 0:59
    KAL1243 B739 16:27 17:28 1:01
    AAR8971 A321 16:25 17:25 1:00

     

    전체적으로 비행시간은 50분-1시간 정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정도 비행시간 차이가 과속의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일한 구간을 비행한다 할 지라도 항로가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가장 큰 차이는 공항 인근에서 착륙을 위해 대기하거나 진입하는 방식에 따라 비행시간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아래 비행 궤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제주공항 도착 즈음해서 진입하는 거리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소(10분 정도) 비행시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flying_time.jpg

     

    30분 늦게 출발하는 비행편이 먼저 도착했다고 하셨는데, 실제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반적인 경우에는 일부러 무리해서 과속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과속하면 연료 엄청 더 들어갑니다. ~)

     

    비행시간 차이는 다소 비행속도를 높여 나타날 수도 있지만 과속이라고 할 만큼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이보다는 관제 조건, 항로, 기상(배풍, 정풍, 우회) 등 그때 그때 비행조건,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외부 음식물 - LCC는 반입 허용, FSC는 금지 LCC는 지나친 수익 추가 비난때문에 반입 허용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먹는 기쁨이다. 기차여행도 그렇거니와 항...
2017.03.08 View 3771 고려한
60-80년대 아시아 선진항공사 파키스탄항공 업계 흐름에 뒤쳐지면서 경영 부진, 민영화 난항 파키스탄항공(PIA, Pakistan International Airlines)은 한때 세계...
2017.02.28 View 1053 쥬드
팔순의 저비용항공 개척자의 새로운 도전 스피리트항공 등 다수 LCC 키워낸 전문가 최근 항공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흐름 중 하나가 저비용항공이다. 항...
2017.02.09 View 732 마래바
일본도 저비용항공시장 외연 확대 아직 일본 국적 LCC 국제선 비중은 미미해 한국, 일본 모두 조만간 저비용항공시장 포화 최근 항공업계의 최대 흐름은 저비용...
2017.02.01 View 824 고려한
기내난동 제압에 테이저건 적극 사용해라? 적절하게 제압하지 못하면 항공사 과징금 도둑 놓친 경찰은 왜 처벌하지 않나? 지난달 20일, 베트남발 대한항공 여객...
2017.01.20 View 787 고려한
수하물, 기내식 등 유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 변화 유료 기내식 판매량 증가 흐름 보여 저비용항공사의 기본은 값싼 항공요금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각종 제...
2017.01.13 View 1028 고려한
여객기내 냄새 문제로 회항·병원진료 잇달아 운항 항공편 중 약 0.2% 비율로 냄새 문제 발생 비행기를 탄 후에 머리가 띵하고 아프거나 불편했던 적이 누...
2017.01.05 View 962 상주니
B737 등장 50년 동안 9천대 이상 생산 B737 MAX는 항공교통 확장으로 미래 밝아 가장 인기있는 항공기는 무엇일까? 이용객 입장에서냐 판매 대수에서냐에 따라 ...
2017.01.01 View 799 쥬드
LCC 가격 경쟁은 FSC 운임 구조 변화 촉발 일반 항공사(FSC)도 기내식 유료화 가능성 높아 기내식은 항공여행 즐거움 중 하나다. 물론 지상에서보다 맛이 덜하게...
2016.12.27 View 1092 마래바
항공업계 메인 스트림으로 부상한 중동 항공사 급성장한 배경과 경쟁, 그리고 불확실 미래 최근 10여년간 중동계 항공사들의 약진은 무서우리만큼 거셌다. 중동 ...
2016.12.21 View 937 고려한
같은 계열, 서로 다른 전략의 ANA LCC들 바닐라·피치, 노선 연계? 철저한 LCC 모델?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저비용항공 붐이다. 본격적인 저비용항공...
2016.12.02 View 811 고려한
2010년 파산으로 인한 일본항공에 대한 제한조치 2017년 해금되면 전일공수 불안한 1위 내줄 수도 일본항공에 대한 실질적 제한, 풀릴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
2016.11.16 View 713 쥬드
간사이공항 항공편 90%가 아시아 도시 운항 운항편 중 33%가 LCC, 나리타 9.6% 보다 높아 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의 하나가 바...
2016.11.07 View 958 고려한
JAL·ANA 운명을 가른 하네다 국제선 파산 이후 최대 항공사 지위 뺏긴 JAL 上 매출액 ANA 8849억엔, JAL 6519억엔 일본항공의 2012년 파산 이후 일본 항공업계는...
2016.11.03 View 975 고려한
값싼 항공권에 반비례해 유료 서비스 증가 유료 서비스에 1인당 100달러 정도까지 가능 최근 저비용항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항공수송 점유율에서 저비용항공사 ...
2016.10.31 View 497 고려한
공항이용료, 항공사가 징수 대행 대행 수수료만 수백억원 공항이용료 직접 징수할 때 실익은? 항공여행을 함에 있어서 순수한 항공운임 외에도 각종 세금 등이 ...
2016.10.06 View 1497 고려한
55분 걸리는 거리를 36분에 주파? 항공기 과속운항을 방지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장 어제(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항...
2016.09.27 View 8147 쥬드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60일 이내만 정률 취소수수료 부과 입이 아플 지경이다. 수없이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들은 척도 안한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
2016.09.22 View 1780 마래바
홈페이지 예약, 판매 기능 없어 항공기 도색도 하지 않은 채 운항 항공운임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 현존하는 6번째 LCC(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이 떴다. [항공...
2016.07.27 View 2047 고려한
영국항공, 이지제트, 라이언에어 치명적일 수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간 항공협정 다시 24일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전 세계 톱 뉴스 가운데 하나다. 영...
2016.06.25 View 889 마래바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