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늦은만큼 빨리? 항공기가 과속 운항 한다고?

쥬드2016.09.27 23:26Views 7886Votes 18Comment 1

  • 55분 걸리는 거리를 36분에 주파?

  • 항공기 과속운항을 방지해야 한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장

어제(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항공기지연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빨리 도착하는 것은 항공기가 과속운항을 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기사] 늦은 만큼 “빨리 빨리”?… 항공기, 과속운항 ‘의혹’

올 1월 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통상 55분 걸리는 김포-여수 노선에서 36분만에 도착했다고 언급하며, "1월부터 3월까지 지연 출발한 항공기 546편 가운데 98%인 542건이 평소 운항시간보다 20% 이상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과속운항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과속 관련 안전수칙조차 부재한 상황'이라며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항공기가 과속으로 비행한다?

과연 옳은 주장일까?

그래서 확보할 수 있는 기록으로 아시아나항공 8737편(김포-여수, 17시 20분 출발 18시 15분 도착) 비행기록을 살펴봤다. 총 124편으로 이정도면 자료로서, 통계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oz_gmprsu.jpg

[관련 엑셀 자료] 아시아나 8737편 (김포-여수) 비행자료(2016년 5월~9월)

 

그.런.데... 나타난 기록에 따르면 이 구간 평균 비행시간은 38분이었다. 가장 빠른 비행편은 비행시간이 32분이었으며 44분 비행했던 기록도 있었으나 대개는 38분에서 42분 사이였다. 36분 비행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과속(?)이 아닌 보통 비행시간이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이 국회의원이 주장한 55분 비행시간은 무엇일까? 55분이라는 것은 항공기가 출발을 위해 지상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Ramp-out) 시각부터 목적지 공항에 도착해 승객이 내릴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하여 멈춰서는 (Ramp-in) 순간까지를 의미하는 일반 여객 입장에서의 항공기 스케줄(Block Time)인 것이다. 즉 비행기의 순수한 비행시간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36분은 정상적인 비행시간 범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55분 걸려야 하는 비행시간이 36분 걸렸으며 이는 과속운항의 증거라고 주장한 국회의원은 도대체 뭘 보고 있으며 어떤 것을 분석하고 있는 것일까? 기록상에 가장 짧은 비행시간을 기록했던 7월 17일 비행편은 32분이었다. 여기에 항공기가 지상에서 움직이는 시간을 포함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36분만에 비행을 끝낼 수 없다. 이 국회의원은 항공기 '비행시간'과 항공편 '스케줄', 이 두 용어/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리고 더더욱 어이없는 주장은 과속운항을 통제하는 기준없이 관제사의 통제에만 의지하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런 사람이 정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항공기가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떻게 운항되는지 전혀 개념도 없는 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항공기가 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에 사전에 비행계획(Flight Plan)을 제출한다. 출발시각과 도착시각은 물론 비행시간까지 제출하며 관제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관제 시스템을 통해 항공기간 안전거리 등을 확보하고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비행속도를 높힐 때는 관제와 협의를 거쳐야만 한다.

 

항공편 "스케줄 시간"과 "비행시간" 구분해야

이 의원의 주장대로 원래 스케줄보다 20분 가량 비행시간이 단축된 것이라면 같은 항로를 비행하는 다른 항공기를 앞질러 추월했어야만 한다.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애초부터 과속운항이라고 주장하는 설정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항공편 스케줄과 출도착(이륙-착륙) 비행시간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이를 혼용해 주장한단 말인가?

물론 항공기 속도를 높히면 약간의 시간이 단축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경험상 유럽에서 출발한 비행기 속도를 M 0.75에서 M 8 정도로 높인다고 해도 실제 단축할 수 있는 비행시간은 10분-20분 내외에 불과했다. 비행시간 10시간이 넘는 구간에서도 그러할진대 비행시간이 불과 40분 내외인 구간에서 아무리 속도를 높힌다해도 결단코 55분에서 36분으로 비행시간을 줄일 수는 없다.

 

그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비행시간이 34분에서 44분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약간의 비행기 속도 차이로 인해 2-3분 차이가 발생될 수는 있겠으나 이보다 크다면 자연 환경, 즉 바람의 영향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봐야 한다. 뒷바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는 엄청나다. 심지어 일반 민간 항공기(초음속 비행기인 콩코드 등은 제외)는 구조상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없지만 뒷바람을 이용하면 때로는 초음속(지상속도 기준)을 돌파하기도 할 정도다.

[항공상식] 민간 항공기도 때로는 초음속 비행기가 된다.
[항공상식] 비행기도 때로는 무임승차? 무임비행 하기도... (제트기류)

wind.jpg
바람의 영향으로 비행시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

 

도대체 항공교통 주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이 어떤 배경지식을 가지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항공기 과속 관련 안전수칙을 만들라고 주장할 수 있나 진심으로 궁금할 뿐이다. 비행시간, 과속 등에 의구심이 든다면 이런 주장을 하기 전에 관련 전문가에게 한번 쯤은 확인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싶다. 이 조차도 거치지 않은 듯한 아마추어에게 항공 관련 정책을 맡겨야 하는건지..

 

#항공기 #항공 #비행속도 #과속 #김포 #여수 #비행시간 #과속운항 #비행기 #주승용 #국회의원

5
(2 user rated)
5
4
3
2
1

Rate your experience

0 Rate up
    • Font Size
공항이용료 공항 직접 징수, 수익 증가! 이용객 불편! (by 고려한) 한숨 나오는 어이없는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정책 (by 마래바)
Comment 1 Comment reload
  • 2016.10.10 16:30

    기사를 보고서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항공에서 저게 대체 뭔 소린가 했는데, 마래바님 설명을 보고나니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올해 국정감사는 여러모로 대박입니다.  MS논란부터 비행기 과속까지 이건 개콘 소재로 누가 제시해도 유치해서 안쓸만한 것이 아닌가요....-_-+++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B737 등장 50년 동안 9천대 이상 생산 B737 MAX는 항공교통 확장으로 미래 밝아 가장 인기있는 항공기는 무엇일까? 이용객 입장에서냐 판매 대수에서냐에 따라 ...
2017.01.01 View 739 쥬드
LCC 가격 경쟁은 FSC 운임 구조 변화 촉발 일반 항공사(FSC)도 기내식 유료화 가능성 높아 기내식은 항공여행 즐거움 중 하나다. 물론 지상에서보다 맛이 덜하게...
2016.12.27 View 1008 마래바
항공업계 메인 스트림으로 부상한 중동 항공사 급성장한 배경과 경쟁, 그리고 불확실 미래 최근 10여년간 중동계 항공사들의 약진은 무서우리만큼 거셌다. 중동 ...
2016.12.21 View 857 고려한
같은 계열, 서로 다른 전략의 ANA LCC들 바닐라·피치, 노선 연계? 철저한 LCC 모델?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저비용항공 붐이다. 본격적인 저비용항공...
2016.12.02 View 754 고려한
2010년 파산으로 인한 일본항공에 대한 제한조치 2017년 해금되면 전일공수 불안한 1위 내줄 수도 일본항공에 대한 실질적 제한, 풀릴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
2016.11.16 View 645 쥬드
간사이공항 항공편 90%가 아시아 도시 운항 운항편 중 33%가 LCC, 나리타 9.6% 보다 높아 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의 하나가 바...
2016.11.07 View 883 고려한
JAL·ANA 운명을 가른 하네다 국제선 파산 이후 최대 항공사 지위 뺏긴 JAL 上 매출액 ANA 8849억엔, JAL 6519억엔 일본항공의 2012년 파산 이후 일본 항공업계는...
2016.11.03 View 901 고려한
값싼 항공권에 반비례해 유료 서비스 증가 유료 서비스에 1인당 100달러 정도까지 가능 최근 저비용항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항공수송 점유율에서 저비용항공사 ...
2016.10.31 View 456 고려한
공항이용료, 항공사가 징수 대행 대행 수수료만 수백억원 공항이용료 직접 징수할 때 실익은? 항공여행을 함에 있어서 순수한 항공운임 외에도 각종 세금 등이 ...
2016.10.06 View 1401 고려한
55분 걸리는 거리를 36분에 주파? 항공기 과속운항을 방지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장 어제(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항...
2016.09.27 View 7886 쥬드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60일 이내만 정률 취소수수료 부과 입이 아플 지경이다. 수없이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들은 척도 안한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
2016.09.22 View 1584 마래바
홈페이지 예약, 판매 기능 없어 항공기 도색도 하지 않은 채 운항 항공운임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 현존하는 6번째 LCC(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이 떴다. [항공...
2016.07.27 View 1980 고려한
영국항공, 이지제트, 라이언에어 치명적일 수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간 항공협정 다시 24일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전 세계 톱 뉴스 가운데 하나다. 영...
2016.06.25 View 813 마래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제작 중 하늘에서 인공위성 발사 용도 지금까지 제작된 항공기 중에 가장 큰 것은 하워드 휴즈가 1947년 제작한 수상 비행기 Hughes H-...
2016.06.23 View 999 고려한
日 LCC, 국내선 분담 10% 넘겨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日 LCC 날개달아 서비스 최소화를 통해 비용을 줄임으로써 저렴한 항공운임을 제공하는 저비용항공시장이 ...
2016.05.07 View 1014 고려한
JAL·ANA, 간사이공항 외면 관광수요 비중이 높은 간사이 시장과 맞지 않아 일본 간사이공항이 올 4월, 오사카 이타미공항과 함께 그 운영권이 외국 민간...
2016.04.28 View 1653 마래바
저비용항공 영향으로 수익방안 다양화 창가, 복도좌석 유료화 가능성 높아 항공기를 탄다고 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좌석이다. 특히 3-4시간 이상 중장거리 ...
2016.04.21 View 1353 마래바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여만에 베트남 최대 항공사인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의 제 1 항공사 자리를 위협하는 도전자가 등장했다. 다름아닌 베트남의 ...
2016.03.30 View 1667 마래바
또 다른 초음속 여행의 꿈을 꾼다... 100여년 전 인류는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꿈과 소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는 성공해 냈다. 그리고 이제 항공여행에 있어서 다...
2016.03.28 View 1043 마래바
유럽에서 가장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를 꼽으라면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Ryanair)와 영국의 이지제트(easyJet)를 든다. 2014년 매출액이 각각 50억 유로, 59억 ...
2016.02.05 View 1609 마래바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