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저비용항공 환불정책 관련)

마래바2013.11.07 08:46Views 3748Votes 2Comment 2

요 며칠 전해진 소식 가운데 저비용항공 정책에 대한 것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자사 약관에 규정한 환불 불가 정책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를 공정위가 저비용항공사들로 하여금 수정 개선하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공정위에 무릎꿇은 '아시아 최대 저가 항공사'

공정위는 에어아시아와 터키항공 등이 약관으로 내세우며 수정을 거부했던 환불 불가 정책을 강권(?)으로 개선토록 했으며, 해당 항공사들은 약관의 일부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얼핏 보면 소비자에게 이로운 소식이다.

그 동안 환불해 주지 않던 항공권을 환불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항공시장, 특히 저비용항공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의 혜택에 대해 심사숙고 하지 않고, 또 이해하지도 않은 결정이라는 생각이다.

저비용항공이란, 말 그대로 항공사의 여러 제반 비용을 줄여 저렴한 항공권을 제공하는 항공부문, 그리고 그 시장을 말한다.

저비용항공사에게 환불을 강제한다라...
저비용항공사에게 환불을 강제한다라...

외국의 저비용항공사 항공요금을 살펴보자. (국내 저비용항공은 제외, 적극적인 의미에서 보면 저비용항공과는 거리가 멀다.)

라이언에어나 이지제트 등의 경우, 유럽 노선 어지간한 곳 가장 저렴한 요금은 5유로에서 10유로 정도다. 한화로 2만원 안쪽으로 항공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항공권 팔아서 그 항공사는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불가능하다. 하지만 또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해당 항공요금만 생각하면 절대 이익을 낼 수 없는 영업방식이지만, 항공권 요금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일단 그들은 비용을 줄인다.

승무원 수도 줄이고, 공항 카운터를 없애 직원 수도 줄인다. 그리고 한 사람이 여러가지 업무를 함께 하는 일인 다역 업무구조로 바꾼다. 불필요한 프로세스는 과감히 없앤다. 심지어 고객 불만센터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다. 예약 센터가 없는 건 기본이다. 대부분 홈페이지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도록 한다.

또한 항공기 종류도 한 가지로 단순화해서 조종사와 정비사 인원도 최소화한다. 항공기 종류가 한 가지인 만큼 정비 부품도 간단해지고, 물류, 보관 등에 투입되는 비용도 줄어든다.

이런 다양한 비용 줄이기와 함께 하는 또 다른 한가지 생존 방식은 부가 수익을 철저하게 추구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무료 위탁 수하물이 없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기내 들고 들어가는 짐까지 요금을 징수하는 저비용항공도 있다. 콜센터를 통해 예약을 하면 수수료 내야 하고, 수하물도 예약할 때 부친다고 신고하면 더 저렴하지만 공항에서 무턱대고 부치다간 몇 배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기 놓치면 항공권은 휴지로 변해 버리고, 다른 항공편으로 변경조차 안된다. 좌석을 지정하려면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비용항공은 자신들 업무구조에서 철저하게 비용을 줄이고, 부가수익을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짜낸다. 이렇게 해야만 값싼 항공권으로 항공 이용객들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항공 소비자라면 자신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할 지, 경제적인 이득을 위한 값싼 항공권인지 선택할 수 있다.

이번 우리나라 공정위가 행한 조치와 결정은 우리나라에서 더더욱 순수하고 적극적인 의미의 저비용항공 탄생과 발전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환불 가능 정책을 적용하면, 항공권 요금은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위기 요소가 많아지는 만큼 방어적인 가격 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당연히 항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약해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환불 가능한 상황에서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발목을 붙잡아 동등한 선에서 경쟁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리는.. 이번 공정위 결정과 향후 변경될 정책은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에게는 유리한 경쟁 요소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아시아 엑스의 환불방침은 전세계 저비용항공사들이 모두 환불불가를 영업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는 공정위 설명은 어딘지 한건주의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공정위 결정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생각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Not yet rating.

Rate your experience

0 Rate up
    • Font Size
에어버스가 주장하는 항공기 좌석 넓어져야 하는 이유 (by 마래바) 스피리트 항공, 욕 먹으면서도 성장하는 이유 (by 마래바)
Comment 2 Comment reload
  • 마래바Author
    2013.11.8 23:12
    이미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은, 저비용이라고 부르기 낯뜨거울 만큼 값싼 항공권은 거의 없다.

    제주-이스타항공, 저비용 이름값 못해 `대형 항공과 가격차 미미`: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085769
    저가항공 주말엔 ‘고가항공?’: http://www.fnn.co.kr/content.asp?aid=32e3c855daea433b92d12a8f8fc28170&nPage=1&strParnt_id=10400000000&strDate=2013-11-06
    이름만 저가항공 :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200&key=20131106.22016204703

    진정한 저비용항공, 저가 항공권을 원한다면, 이런 식의 (강제 환불) 정책은 한건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 2013.11.16 02:59
    @마래바
    저도 국내에 진정한 저가항공사는 없다 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오늘 자 기사를 보니, 사천공항 명칭 관련해서 사천의회에서 개선 건의안 이라는 걸 제출했던 모양이다. [관련 기사] 사천공항 단일명칭 사용 추진 엄연히 공항 ...
2014.02.10 View 3348 마래바
아직까지 세계 항공교통의 중심은 미국과 유럽이다.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권에 중국의 성장세가 더해져 향후 큰 항공시장으로 발전할 수는 있겠으나...
2014.02.05 View 4152 마래바
2013년도 거의 저물어 간다. 어느 분야에나 사람 사는 이야기들, 살아가는 방식들이 다르고 다양하다. 항공분야에도 올 한해 여러가지 사건과 해프닝 들이 있었다...
2013.12.28 View 3213 마래바
항공기 좌석을 극장 좌석과 비교하는 건 너무 극단적인 것일까? 어떤 항공기 좌석은 심지어 극장 좌석보다 좁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비행기를 띄우고 무지막지한...
2013.12.10 View 4678 마래바
요 며칠 전해진 소식 가운데 저비용항공 정책에 대한 것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자사 약관에 규정한 환불 불가 정책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를 공...
2013.11.07 View 3748 마래바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고급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아무래도 먼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하는 최첨단 교통수단인데다가, 항공사의 경...
2013.08.05 View 5240 마래바
수하물... 항공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다. 인근 도시나, 비즈니스로 항공편을 이용할 때야 간단한 손가방 정도로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여행에서 수하물(...
2013.07.18 View 4151 마래바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인간 관계와 심리, 이로 인한 행태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갓 시집 온 며느리가 ...
2013.05.01 View 4905 마래바
항공산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고 여겨지는 미국은 소비자의 나라답게 항공사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 품질 평가를 해오고 있다. 여러 평가 가운데 AQR (Airline...
2013.04.25 View 4105 마래바
LCC(Low Cost Carrier), No-Frills, Budget Airlines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저비용항공이 요즘 대세다. 이미 우리나라에만도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
2013.03.21 View 3795 마래바
미국과 함께 항공교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은 여러모로 항공교통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제 (2013/03/13) 유럽연합(European Commission)...
2013.03.14 View 3263 마래바
대한항공은 작년(2012년) 6월부터 무료 수하물 정책을 바꿔 운영해 오고 있다. 이전까지는 무료 수하물 기준을 무게를 적용했었으나, 6월부터는 기준이 개수로 바...
2013.01.02 View 8910 마래바
제목이 좀 과격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현 상태로는 국내 저비용항공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에 정한 제목이다. 얼마 전 국내 항공시장, 특히 저가 시장에 한바탕 ...
2012.10.20 View 5855 마래바
항공기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는 않다. 여타 교통수단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항이라는 장소를 이용해야 하고, 국...
2012.10.08 View 6222 마래바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겪어봤을 거다. 아이 우는 소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말이다. 하물며 내 자식이라고 해도 우는 소리가 마냥 즐거운 ...
2012.09.29 View 4048 마래바
어제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니, 한국 소비자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저비용항공의 불합리한 면을 지적하는 듯한 기사가 여럿 눈에 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저...
2012.09.18 View 5769 마래바
저비용항공을 꼽으라고 할 때,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를 빼 놓으면 이야기 시작도 못할 만큼 사우스웨스트항공는 저비용항공사의 대명사다...
2012.06.16 View 4223 마래바
항공기 일반석 좌석에 앉아 10시간 이상 꼼짝 못하고 비행해 본 경험 있다면, 항공여행에 있어서 좌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을 더 지불...
2012.05.12 View 5601 마래바
항공기는 수 많은 전자장비로 이루어진 교통수단이다. 비행 중에 발생하는 이상 징후는 곧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공기 전자장비 정상 작동을 방해하는 ...
2012.05.05 View 4589 마래바
최근의 저비용항공의 급성장에 따라 항공시장은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스케줄과 상대적으로 편안한 서비스로 대변되는 기존 메가 캐리어(항공사)...
2012.03.05 View 6217 마래바
Prev 1... 3 4 5 6 7 8 9 10 11 12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