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좌석을 극장 좌석과 비교하는 건 너무 극단적인 것일까?
어떤 항공기 좌석은 심지어 극장 좌석보다 좁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비행기를 띄우고 무지막지한 연료비, 인건비 등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그 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서비스를 받는 셈이다.
최근 항공업계의 흐름은 어떻게 하든 비용을 줄이는데 골몰하고 있다. 사람을 줄이고, 연료비도 아끼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함으로 무게도 줄인다.
거기에다 재고가 남지 않는 항공상품의 특성상 기왕에 띄우는 항공기에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려는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래서 항공기라는 제한된 공간에 하나라도 더 많은 좌석을 만들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같은 항공기종이라 하더라도 항공사마다 좌석 피치(Pitch, 앞뒤 간격), 폭(Width) 등이 서로 다르다.
항공정보 B787 드림라이너, 어느 항공사 좌석이 편할까?
그 동안은 항공기 좌석의 편안함 등을 언급할 때 피치(Pitch)를 주로 다루었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피치 못지 않게 좌석폭도 중요하다는 것이 부각되고 있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할 때 좌석 폭을 16인치로 하느냐, 17인치 혹은 18인치로 하느냐에 따라 그 편안함과 피로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입장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보잉은 항공기를 주문하는 고객 항공사의 요구대로 좌석 배열 등을 설치한다는 입장인 반면, 에어버스는 고객 항공사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한 최소한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좌석 폭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에어버스가 생각하는 일반석 좌석의 최소 폭은 18인치(45.7cm)이다. 그러면 에어버스는 왜 18인치를 최소 좌석폭으로 생각하는 걸까?
- 18인치 좌석이 17인치 좌석에서보다 14.7% 더 쉽게 잠에 든다.
- 잠든 이후 도중에 깨는 시간이 28분 줄어든다.
- 53% 더 숙면을 취하게 해 준다. (1950년대 표준 17인치 좌석에 비해)
- 수면 중 뒤척임을 11% 줄여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항공여행의 패턴상 장거리 항공편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에어버스의 주장이다. 장거리 항공여행 패턴이 늘어날 수록 좌석 폭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것,
- 1998년까지는 7천 마일(11,200km) 이상 장거리 항공편의 거의 없었다.
- 2013년 현재, 4천 마일(6,400km) 이상 항공편이 1998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연간 약 20만편)
- 향후 5년 안에 6천 마일(9,600km) 이상 항공편이 약 70% 이상 증가될 것이다. (하루 41편)
항공업계는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어떤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조금 더 편안한 좌석을 위해서는 비용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 (41%)
- 일반석 편안함은 좌석 폭, 피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54%)
- 비행 시간에 따라 비즈니스 클래스를 고려할 수 있다. (70%)
- 향후 여행 시 항공기 좌석 편안함을 우선 고려하겠다. (89%)
-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좌석 경험, 느낌을 공유한다. (89%)
- 항공편 선택 시 홈페이지, 인터넷 등을 통해 좌석 편안함을 미리 살펴본다. (상용 고객 중 34%)
항공 요금, 가격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저비용항공(LCC)을 이용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편안함, 안정감 등을 고려하는 이용자들이라면 일반 항공사, 특히 같은 가격, 조건이라면 좌석의 편안함 등이 필수적인 선택 조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당장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더 많은 좌석을 촘촘하게 만들어 더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는 것이 정답처럼 보이지만, 그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편안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항공사들의 시장 포지셔닝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