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기내식이다.
멋진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와인과 함께 하는 만찬보다야 덜 하겠지만 3만5천피트 상공에서 먹는 기내식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일반 항공사와는 달리 저비용항공사들은 대개 기내식이 유료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도 서서히 이런 유료화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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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소식 제주항공, 기내식 유료 서비스 시작(2013/09/16)
그럼 도대체 저비용항공사들은 이런 유료 기내식을 얼마나 판매하고 있는 걸까?
오늘 제주항공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5월 한달동안 국제선에서 유료로 판매한 기내식이 총 1,400식에 이른다. 그 중 가장 인기있었던 기내식은 불고기 덮밥으로 한달 동안 530개 사전 준문으로 판매되었다. 이어 저칼로리 도시락과 스테이크 등이 200여개씩 판매되어 5월 한달동안 총 1,400식의 기내식이 제주항공 사전 주문을 통해 판매되었다. 그리고 희망하는 메뉴로는 허니치킨이 설문을 통해 조사되었다.
제주항공 인기 유료 기내식 불고기덮밥(좌), 스테이크와 레드와인(우)
그럼 비행기 한 편 운항할 때 기내에서 유료 기내식을 먹는 사람은 어느 정도 될까? 쉽게 찾아볼 수 있을까?
비행기 한편에서 한두 명 정도만 기내식 사먹어..
지난 5월 제주항공의 국제선 이용객은 대략 20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추측한다면 100명 당 약 0.7개 정도의 기내식이 유료로 판매되었다고 할 수 있다. 주력 기종 B737(186석) 한 편 만석일 경우 한명 내지 두명 정도가 유료 기내식을 사먹었다는 얘기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유료 기내식이 많이 판매되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기내식을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보편화되지 않은 탓도 있으나 무엇보다 길어야 3-4시간 정도의 짧은 비행시간에 굳이 돈 주고 무언가 기내에서 먹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또 필요하다면 탑승하기 전에 간단히 먹어도 되기 때문에 구태여 돈내고 기내식을 구입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대략 5월 한달동안 기내식 판매로 2천만원 이내의 매출을 거두지 않았을까 추정해 볼 수 있다. 단순히 금액만으로 볼 때는 기대에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수익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겠으나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아도 됨에 따른 유무형의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거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제(6월 1일)부터 이스타항공 역시 기내식을 유료로 전환했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 등은 아직은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나 머지 않은 시기에 유료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