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보니 대한항공 노조에서 항공 당국에게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유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시킨 항공사고에 대한 징계를 신속히 결정하라는 것이 골자다. 이는 해당 항공사에 징계를 하려고 하는데, 애초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당국은 이미 일시 운항중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려고 계획하고 있었지만 당사자인 아시아나항공과 노조는 물론 일부 여론에서도 운항중지라는 징계는 지나치며 벌금으로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공당국도 운항중지라는 중징계가 외국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라는 점에 고민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자 은근히 '운항중지' 중징계를 기대(?)하고 있던 대한항공으로서는 마뜩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214편 샌프란시스코 사고 현장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사고에 대한 징계는 마땅히 실시해야 하고, 그 수위도 적절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처벌을 경쟁 항공사가 직접 나서서 왈가왈부 한다는 것이 그리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항공사 경영층이 아닌 노조가 처벌 탄원서를 제출했다지만, 항공사 역시 그 속내는 같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때 외국 사례에 비추어 무거운 벌금으로 징계를 대신하고 항공편은 운항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편이 남 보기에 항공업계 '형(兄)' 다운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해당 노선을 이용하는 교민을 비롯한 이용객의 불편을 가중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급 대비 이용 항공수요가 많아지면 결국 불편한 것은 이용객일 수 밖에 없으며, 자칫 외국 항공사로 그 수요가 이탈할 수도 있다.
물론 같은 업종으로 '저쪽 잘못했을 때 봐 달라고 하면 나중에 우리도 도움 받을 수 있겠지?' 하는 '담합'의 의미가 아닌 순수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리고 고객의 불편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페어 플레이가 아쉬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