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계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10여년 동안 가장 크게 성장한 시장, 항공사를 든다면 단연코 중동 항공시장과 중동 항공사들이다.
특히 두바이, 도하, 아부다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카타르항공(Qatar Airways), 에티하드항공(Etihad Airways)의 급성장은 세계 항공업계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 에미레이트항공 : 221대 항공기, 142개 도시
- 에티하드항공 : 114대 항공기, 120개 도시
- 카타르항공 : 147대 항공기, 146개 도시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미국 항공사들은 중동계 3개 항공사에 대해 최근 10여년간 급성장한 이면에는 해당 국가의 400억 달러가 넘는 불공정한 보조금이 있었으며, 공정한 경쟁을 지향하는 미국의 오픈스카이 정책을 교묘히 이용하며 그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항공소식 미 정부, 걸프 항공사들 불공정 경쟁 이슈에 대해 조사에 착수키로(2015/04/12)
이에 대해 해당 중동계 3개 항공사는 일제히 반발하며, 미국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시장을 빼앗기자 엉뚱한 곳에서 트집을 잡으려 한다며, 자신들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 중동 3개 항공사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유럽 및 아시아로 항공시장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유럽의 몇 개 항공사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영향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 8번째 규모 항공사인 에어베를린(Airberlin)이 AEA(Association of European Airlines)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이유는 최근 AEA가 유럽 항공시장에 또 다른 경쟁 장벽을 쌓고 있으며, 다른 지역 항공사들의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데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번 결정은 에어베를린 지분의 29% 이상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 에티하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에어베를린 CEO Stefan Pichler 는 '유럽 항공사들이 유럽 항공시장에 새로운 벽을 쌓고 있으며 그 주역이 바로 AEA'라며 비난하고, '새롭고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유럽 항공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달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이 속한 IAG(International Airlines Group)도 AEA를 탈퇴했는데, 이 IAG의 최대 주주는 바로 카타르항공이며, IAG 지분의 10%를 보유하고 있다. IAG는 영국항공을 비롯해 이베리아(Iberia), 브엘링(Vueling)을 거느린 항공그룹이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에티하드가 지분 49% 가지고 있는 알리탈리아(Alitalia) 역시 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만약 알리탈리아 마저 AEA 를 탈퇴하는 경우, 유럽 항공업계에서 AEA가 가지는 영향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으며, 자칫 유럽 항공업계가 친 중동계와 반 중동계로 나뉘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AEA 는 IACA(International Air Carrier Association)과 중동계 지분이 투자된 유럽 항공사들의 움직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항공사들의 약진과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유럽과 미국 항공업계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며 실질적인 대응 움직임에 들어갔다. 중동 3개 항공사는 유럽과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듯하다. 제 2의 걸프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