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다.
말레이시아를 베이스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자회사 형식으로 로컬 저비용항공사를 세워 아시아 상당수 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재작년 겨울 즈음, 에어아시아가 우리나라 공정위에 무릎 꿇는 일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에어아시아의 요금 정책 가운데 '환불 불가 정책'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공정위에서 에어아시아에 시정 명령을 내렸고, 이에 에어아시아가 받아들였던 일이다.
당시 언론이나 소비자 분위기는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정위는 물론 우리나라 언론들 모두 이후 변경될 가격정책 등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우를 범했다.
항공칼럼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 저비용항공 환불정책(2013/11/07)
현재 에어아시아는 항공권 환불이 가능하다. 단, 한국 출발 항공권에 대해서만 가능하고, 왕복항공권이라 할지라도 한국 외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은 여전히 환불은 불가하다. 이는 2013년 환불 가능하도록 조치하라는 공정위의 시정명령 때문에 한국 출발 항공권에 대해서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기형적인 정책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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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실제 항공 요금은 어떨까?
인천 출발이 쿠알라룸푸르 출발보다 훨씬 비싸
인천-쿠알라룸푸르 항공운임을 보면 한국 출발 항공운임이 돌아오는 복편 운임보다 훨씬 비싸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프로모션으로 진행하는 일부 날짜의 경우에는 왕복편 모두 비슷한 가격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국 출발 가격이 돌아오는 복편보다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원래 그런거야.. 같은 구간이라도 방향에 따라 가격은 달라...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니 그게 일반적인 항공운임 형태이자 시장의 현상인 것은 맞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 오사카(KIX)에서 출발하는 요금을 살펴봤다. 물가 차이로 절대적인 가격 차이는 날 망정, 가는 편 오느 편에 따라 항공요금이 우리나라에서 만큼 차이가 날까?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KIX-KUL 가격이 복편구간인 KUL-KIX 보다 월등히 높은 날이 많지 않고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었고, 설사 가격 차이가 있다해도 우리나라 출발편보다는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왕복편 모두 비슷하거나 그 차이가 적은 요금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쿠알라룸푸르(KUL)-인천(ICN) 구간 요금도 한국에서 왕복으로 발권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편도로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다. (16만원 vs 116달러, 둘다 같은 날 동일 항공편이다) 굳이 왕복편을 한꺼번에 구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걸까?
에어아시아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에어아시아가 운항하는 어느 나라에서도 환불은 없다는 게 기본 정책이지만 한국만 예외적으로 한국 출발 항공권에 대해서만 환불이 가능하다. 당연히 이 조치는 공정위의 시정명령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 역효과로 한국 출발 항공운임이 더 비싸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비용항공은 항공운임이 싼 만큼 일회성 서비스로 끝나고 환불 등의 추가 정책은 운영하지 않는다. 그래야 싸게 푸는 항공운임을 다른 부가 수익(환불 불가, 각종 수수료 등)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막아 버리면 항공요금을 내릴 수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 출발 항공운임이 비싼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나라 공정위는 무슨 짓을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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