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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나오는 어이없는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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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 60일 이내만 정률 취소수수료 부과

입이 아플 지경이다. 수없이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들은 척도 안한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항공시장에 대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공정위는 '항공편 출발 60일 이내 취소'에 한해서만 '취소수수료(Cancellation fee)'를 부과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항공권 취소수수료 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기 출발 60일 이전에는 취소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정위 개편안은 항공권 취소 시기를 출발 60일 이전, 60일~45일, 45일 이내~10일, 10일 이내~출발 당일 등 4개로 세분화하고 취소수수료 또한 항공운임의 평균 10% '정률'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개편안을 최근 7개 국적 항공사에 전달하고 자체 시정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대부분 정상운임이 아닌 할인 운임 항공권에 대해 구매 다음날부터 취소수수료를 부과되고 있으며 이 내용을 약관에 명시해 소비자에게 고지되고 있는 현실에서 공정위가 제시한 개편안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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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과도한 규제

국가는 기본적으로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일정 범위에서 가이드 라인 혹은 규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무작정 칼을 휘두르는 것은 무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 자유경쟁을 통해 정해지는 기본적인 가격 질서가 규제를 통해 무리하게 조정되는 문제점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환불/취소수수료 기준을 정하는 것이지 항공권 가격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문이 있을 수 있으나, 항공운임 가격 구조 상 환불/취소수수료 기준을 제한하면 항공운임 역시 (인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둘째, 자유로운 항공운임/판매 정책 줄어

항공사들이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모션을 통해 홍보를 강화하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원가 이하의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대신 항공사는 취소수수료 등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항공권 취소를 억제하고, 설사 취소로 인해 빈 좌석이 발생한다 해도 그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취소수수료를 강제로 제한하게 되면 항공사, 특히 저비용항공사 입장에서는 특가 항공권을 내 놓을 수 없다. 취소수수료 등 수익보전 방안을 염두에 두고 원가 이하로 출시하는 특가 항공권의 취소수수료를 제한하면 (저렴한) 특가 항공권은 사라지고 취소수수료를 제한해도 부담이 적은 정상가 항공권만 남게 될 것이다.

 

 

셋째, 소비자 선택권 줄어 - 항공요금 인상, 초저가항공권 사라져

몇년 전 공정위는 한심한 정책을 시행한 적이 있다.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에 대해 반드시 항공권 환불이 가능하도록 강제했다. 에어아시아는 '환불 불가(Non-refundable)'라는 기본정책을 한국 출발 항공권에 대해서만 '환불 가능'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어처구니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 이런 주장은 소비자 권익을 위한다는 명분에 가려져 버렸다.

항공칼럼 무엇이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 저비용항공 환불정책(2013/11/7)

그러면 이 정책을 통해 소비자 이익이 늘어났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에어아시아 한국 출발 항공운임은 주변 일본 등에 비해 훨씬 상승했다. 결국 저렴한 특가 항공권 구입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버린 결과를 가져왔다.

항공칼럼 소비자 위한 정책,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 줄인다 - 항공권 환불 정책(2016/1/15)
항공칼럼 에어아시아 왕복 항공운임, 차이가 큰 이유(201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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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정률 취소수수료는 정상가 항공권에게 역차별 가능성

공정위는 환불 시 취소수수료로 항공운임의 10% '정률(Fixed rate)'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발상은 비싼 항공권을 구입한 고객이 오히려 비싼 취소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20만원 짜리 항공권은 취소수수료 2만원만 지불하면 되지만 100만원 짜리는 10만원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가 항공권에 대한 과도한 취소수수료를 잡겠다는 시도가 도리어 정상가 항공권에 대한 취소수수료 역차별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누구를 위한 취소수수료 '정률'인가?

 

 

다섯째, 외국 항공사와의 역차별

공정위가 제시한 취소수수료 정책은 국내 7개 항공사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외국 항공사들은 현재와 같은 취소수수료 정책을 유지하면서 자유롭게 특가 항공권을 출시할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고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현상을 불러오게 된다.

국내 항공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 항공사는 자유롭게 두고 국내 항공사 발목만 붙잡아 경쟁력만 약화시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취소수수료에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은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원한다.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시장과 저비용항공사 점유율이 증가한 이유를 공정위는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소비자) 발생은 최대한 방지해야겠으나, 근본적으로 소비자 전체의 권익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시장경쟁을 보완하는 이해 안에서 검토하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항공권 #항공요금 #항공운임 #환불 #취소 #취소수수료 #항공사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 #정책 #항공시장 #특가 #LCC #저비용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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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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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의 다른 글
댓글
3
  • 하레

    결국 이렇게 됐네요..

    애초 60일을 기준으로 했었는데 이게 90일로 변경된 게 그나마 다행인건가요? ㅜ.ㅡ

     

    cnl_fee.jpg

     

    기본 요금은 더 올라갈텐데...

    그리고 임박할 수록 취소수수료는 더 비싸질 겁니다. 

    결국 조삼모사라는 얘기 밖에 안나올테고, 싼 가격의 초저가 항공권 구입은 더 어려워질거라는...

     

  • 60일안에 재판매가능
    60일안에 재판매가능
    내댓글
    2018.05.14

    전자상거래법에서 7일 이내 청약철회가 유효한데 항공권만 특별하게 사규를 적용하려는 이유는 모르겠네요. 취소한 항공권이 더욱 더 높은 가격에 팔렸던 경험이 있는지라. 취소 수수료가 재판매 손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항공사말은 거짓말같이 느껴집니다. 또 다른 판매이익이 아닌지요? 항공권보다 비싸지는 취소수수료를 경험해보셨다면 수수료가 얼마나 불공정한지 아실겁니다.

  • 60일안에 재판매가능
    마래바
    작성자
    2018.05.14
    @60일안에 재판매가능 님에게 보내는 답글

    네 말씀대로 취소수수료가 운임보다 비싼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런 일을 당한다면 억울합니다. 다만 여기서 언급한 것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바뀌는 것을 설명드린 것으로 이해하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소수수료 제한을 만들면 공평하다거나 당장 합리적으로 바뀌는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시장 경쟁이 왜곡될 수 있고, 기업이 이익을 내기 위해 또 다른 꼼수를 부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바뀌면 더욱 더 값싼 운임은 등장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항공사들이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판매이익을 내기 위해 수수료라는 것을 수익 일부라고 생각했다가 이게 불가능해 지면 저렴한 운임 출시를 주저하게 됩니다.

     

    자본주의 시장은 풍선과 같습니다. 한쪽을 막으면 다른 곳이 부풀어 오릅니다. 탈출구를 찾습니다. 기업은 절대 손해를 보려하지 않는다는 거죠. 취소수수료 불이익을 막는 대신 값싼 항공권이 이전보다는 줄어든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해외에서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일반적인 환불 불가 정책을 폐지시키면서 나타난 현상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의 에어아시아 운임이 더 싼 이유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항공컬럼] 에어아시아 왕복 항공운임, 차이가 큰 이유?

     

    물론 아주 싼 항공권을 포기하고 적절한 수준 수수료라는 밸런스를 선택한 것이라면 취소수수료를 제한한 정책이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이런 강제적인 제한보다 항공사들이 경쟁을 치열하게 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운임을 내리도록 하는 정책이 보다 근본적인 정부 기관의 역할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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