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기내난동, 테이저건 위험성은 간과하고 항공사 처벌한다?

고려한2017.01.20 16:43Views 785Votes 5Comment 0

  • 기내난동 제압에 테이저건 적극 사용해라?

  • 적절하게 제압하지 못하면 항공사 과징금

  • 도둑 놓친 경찰은 왜 처벌하지 않나?

지난달 20일, 베트남발 대한항공 여객기 안에서 난동이 벌어졌다.

인천으로 비행 중이던 이 비행기 비즈니스클래스에 탑승한 한 젊은 승객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옆좌석 승객에게 시비를 걸고 이를 진정시키려던 승무원을 폭행하면서 급기야는 이 젊은 난동자를 포박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을 경험한 미국의 한 유명 팝가수가 '승무원이 위급 상황에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난동자 제압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것 같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항공소식] 대한항공 여객기내 난동, 승무원 대처 미흡?(2016/12/21)

대중들은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운 '금수저' 중소기업 사장 아들을 비난하면서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해진 항공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찰은 이 난동자의 법적 처벌을 위해 나서며 난동자의 신분이 공개된 것은 물론이고 경찰은 그가 과거 저질렀던 유사행위와 잘못까지 한꺼번에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여기에 항공정책과 안전을 주관하는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을 위한 개선책을 긴급히 내놓았다. 주요 골자는 항공사는 기내난동(Unruly Passenger)에 대해서 적극적인 제압에 나서야 하고, 이에 적절한 조치를 못했을 경우에는 과징금 등 법적 처벌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진압 도구 중 하나인 테이저건(전기 충격기 일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항공소식] 항공보안 강화, 테이저건 적극 사용토록.. 아니면 항공사 과징금(2017/1/20)

 

ke_unruly.jpg
테이저건을 겨누었으나 사용 못해.. 촬영 모습에서 후폭풍 두려움 여실히 드러나

 

여기에 여러가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항공 안전을 위해 항공사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인가 하는데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우선 테이저건의 적극적인 사용에 대한 것이다. 테이저건은 일종의 전기충격기로 전기선이 연결된 바늘을 총과 같은 방식으로 발사해 목표물에 전기충격을 주는 진압 도구다. 순간 전압이 5만볼트에 이르고 실체 느껴지는 강도는 최대 1200볼트에서 평균 400볼트라고 한다. 극히 예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충격을 받으면 신체를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때 적절한 물리적 제압이 쉽게 진행될 수 있다.

 

▩ 테이저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라?

문제는 이 테이저건을 어떻게 적극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존에는 생명을 위협하거나 하는 경우로 제한되었지만 새로운 개정안에 따르면 기내난동에 대해 거의 대부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사람에 따라 건강 상태도 다르고 물리적으로 전기 충격을 감당하는 신체 능력도 모두 다르다.

또한 테이저건은 정말 안전한 진압 도구일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테이저건의 전기 충격이 직접적 사인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서 있는 상태에서 전기 충격을 받아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히거나 추락하면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는 적지 않으며 심장마비나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 2012년 국제 엠네스티가 밝히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미국에서 경찰 테이저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500명에 이른다.

경찰의 범인 진압 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할 지 모른다. 하지만 테이저건이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여러 사례로 드러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승무원으로 하여금 테이저건을 적극적으로 사용, 조금만 이상하거나 난동 낌새가 있으면 전기 탄환(?)을 발사하도록 강제해야 하는 것이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 제대로 제압하지 않으면 과징금?

더군다나 이번 국토부가 내 놓은 대책 중에는 기내난동에 대해 적절하게 진압하지 않으면 항공사에 과징금 등 벌칙을 내리겠다는 안은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다. 기내난동에 대해 항공사에 책임을 경감시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을 그렇지 못하면 처벌하겠다는 인식은 너무 일차원적인 접근 방식이다. 그러면 경찰이 도둑을 잡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지 도둑을 놓쳤다고 해서 처벌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

물론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내난동과 도둑을 직접 비교하는 것에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이미지 손실을 우려해 기내난동에 대해 미적거리며 소극적인 대응을 하는 항공사에 대해 강한 경고를 해야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그래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것은 앞뒤가 바뀌어도 너무 바뀌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면 기내난동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는 집단의 힘이다. 현실적으로 승무원의 능력만 가지고 제압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승객의 입장에서 승무원은 무조건 고객의 말을 '잘' 따라야만 하는 존재로 인식되기에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효과적인 것이 주변 승객의 힘이다.

 

flight93.jpg
테러범을 상대로 사투를 벌인 승객들 이야기를 다룬 911테러 이야기

 

911테러 사건 당시 납치된 항공기 중 하나였던 유나이티드항공 093편 항공기는 테러 목적지인 백악관으로 향하지 못하고 펜실베니아 인근에 추락했다. 이유는 승객들이 납치범에게 격렬히 저항하면서 납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던 것이다.

기내난동자나 납치범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테이저건 보다는 집단의 힘이 더 효과적이다. 승무원의 한마디 보다는 주변 승객의 한마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승무원에게는 함부로 할 수 있어도 같은 입장인 주변 승객의 제지는 함부로 거부하기 힘들다.

 

▩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기내난동의 대부분은 술에서 비롯된다. 대한항공 사태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난동자는 항공기 탑승하기 전에 술에 취한 상태였다. 그리고는 기내에서 또 다시 술을 요구했고, 상태를 점검한 승무원은 더 이상 술 제공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기내난동이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발생하는 기내난동의 상당부분이 술 때문이다. 그래서 항공기 탑승 전에 음주 상태 등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일이 음주 측정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식 전환이다. 특히 가진 자, 있는 자들이 가진 특권의식은 사회적 병폐다. 조금만 약해 보이는 상대에게는 무자비할 정도로 혹독하게 대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한없이 머리 숙이는 의식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다.

서비스 현장에서도 종종 당했던 '너 내 한마디면 목아지야~', '내가 너희 사장 잘 알아 이 사실 그대로 전한다?' 이런 류의 협박은 일상적일 정도다. '내가 누군데?' 하는 금수저 의식은 '가진 자, 있는 자가 가져야 할 사회적 의무'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결국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으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교육과 문화, 가치관의 변화가 근본적인 기내난동 해결 방안일 것이다. 술을 배우기 시작할 때는 법적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어른 앞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억지같은 해결책마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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