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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내년 인천공항 라운지 운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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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운영은 탑승동 탈출 계기가 될 전망, 궁극적으로는 LCC 탈피?
얼마 전부터 떠돌던 소문이 진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이 인천공항에 전용 라운지를 개장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내년 1월 오픈 예정인 제2터미널로 이동하면서 남게 된 1터미널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그 여유 공간에 제주항공이 전용 라운지를 개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항공소식 제주항공, 인천공항 라운지 개장한다(2017/11/15)
▩ LCC 라운지 운영은 이례적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이기 때문에 이번 라운지 개장 건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용을 줄여 저렴한 항공권이 주 경쟁력인 저비용항공사가 비용을 증가시키는 라운지를 운영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저비용항공사 가운데서도 대형급인 에어아시아 정도가 거점 쿠알라룸푸르공항에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을 뿐 다른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할 정도다.
비용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이 라운지를 운영하겠다고 하는 데는 또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오픈과 함께 제주항공은 자사 항공편 운항 터미널을 탑승동에서 메인 (1)터미널로 옮겨줄 것을 줄곳 요구해왔다. 메인 1터미널에서 탑승수속 후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탑승동까지 모노레일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은 이용객들에게 불만족스러운 것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떠날 공간을 노리는 제주항공
제주항공이 라운지를 개장하겠다고 한 장소가 바로 메인 터미널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퍼스트클래스 라운지가 있는 공간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떠난 자리를 고려 재배치할 예정이어서 제주항공은 그 빈 공간으로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라운지가 메인 터미널에 있는 이상 항공기 운항 장소를 탑승동 터미널에 배치할 수 없게 된다. 이 두 터미널까지의 동선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항공의 노림수가 보인다. 그동안 요구해왔던 메인 터미널로의 이동이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라운지를 메인 터미널로 확정하게 되면 공항 측도 더 이상 '저비용항공사 = 탑승동'이라는 원칙을 고집하기 어렵게 된다.
▩ 덤으로 탑승동 탈출과 함께 LCC 탈피까지 노린다?
또한 제주항공은 그동안 'LCC'라는 타이틀을 그다지 달갑지 않게 여겨왔다. '저비용항공사 1위'가 아닌 '빅쓰리(Big 3) 항공사'라는 표현으로 다른 저비용항공사들과 거리를 두어 왔다는데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비교해가며 이미지를 높이려 했다.
빅3로 불리기 원하는 제주항공
우리나라에 2000년대 중반 저비용항공사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앞으로 매우 저렴한 항공요금으로 항공기를 이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처음 출범 시 국내선 요금대가 대형 항공사에 비해 비록 70% 수준에 머물렀지만 '초기라 더 이상 저렴하게 하긴 어려울 거야'라는 인식과 함께 저비용항공시장이 활성화되면 더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현재 저비용항공사의 성수기 요금이 대형 항공사의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물론 대형 항공사가 경쟁 목적으로 인상을 자제한 측면이 있지만 어쨌거나 현재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요금 수준은 결코 LCC라고 보기 어렵다.1)
이런 여건이 오히려 제주항공에게는 'LCC'를 탈피할 절호의 찬스로 여겨질 수 있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제주항공이 그동안 내심 바라던 'LCC라는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빅쓰리(Big 3)'로 불려지는데, 이번 인천공항 라운지 운영이 그 단초가 될 것인지 주목을 모은다.
항공소식 제주항공, 3분기 최고 실적.. 매출 1조 넘어서나?(2017/11/7)
항공통계 국내외 주요 항공사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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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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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국가 항공정책도 한 몫을 했다. 환불 강제, 취소수수료 제한 등의 정책은 저렴한 항공권을 실종케 만들었다.
항공칼럼 한숨 나오는 어이없는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정책(2016/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