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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잠재력을 놓치지 않은 티웨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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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국제선 성장으로 당당히 LCC 3위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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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우선, 남다른 발상·실행에서 사우스웨스트 냄새가
항공업계에 '사우스웨스트 효과(Southwest Effect)'라는 표현이 있다.
미국 저비용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취항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당 노선의 운임이 하락하고 항공 이용객이 증가하는 효과를 말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도 이제 저비용항공시장이 확대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지만 대개는 기존 항공사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들이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 항공수요가 풍부하고 경쟁이 치열한 곳에 뛰어들면서도 나타난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대구공항 잠재력을 본 티웨이항공, 그리고 LCC 3위
반면 독특한 사례도 있는데, 바로 티웨이항공이다. 2000년대 초반 KTX가 개통되면서 내륙은 단 2-3시간 만에 이동 가능한 환경이 되었고, 상대적으로 항공수요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대구였다. 공항 가서 비행기 타고 대구공항에 도착해 시내 들어가는 시간이 KTX 이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대구공항은 급속히 위축되어 공항 존립 자체가 위협당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다.
근근이 국내선 몇 개로 운영되던 대구공항에 빛을 비춘 것은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취항이었다. 2014년 티웨이가 대구를 중심으로 국제선을 개설한다는 소식에 업계에 부정적 전망이 적지 않았다. 인근에 부산 김해공항, KTX로 몇 시간이면 국제선 노선이 풍부한 인천공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여지없이 빗나가 버렸다. 티웨이항공이 대구공항에서 도쿄, 오사카는 물론 방콕, 타이베이 등 국제선을 운영하기 시작하자 대구, 경북 지역의 항공수요가 급속히 확대되었다. 물론 인근 김해공항이나 인천공항을 통해 이용하던 국제선 수요가 대구공항으로 전환된 부분도 적지 않았다.
대구공항에 국제선 취항하기 시작한 2014년까지만 해도 티웨이항공은 5개 국적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국제선 실적은 최하위였다. 하지만 국제선 실적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2016년에는 경쟁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실적에 근접하더니 작년에는 이 두 항공사를 제치고 국제선 3위 저비용항공사가 되었다.
여객 수송실적과 맞물려 매출액도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2014년까지 역시 최하위였지만 국제선 노선 취항과 더불어 실적이 급증하면서 작년(2017년)에는 매출 부문에서도 6개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당당히 3위 자리에 올렸고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자본잠식 상태라는 불명예 탈출에도 성공했다.
현재 대구공항 국제선은 티웨이항공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쿄(나리타), 오사카(간사이)는 물론 홍콩, 방콕, 세부, 다낭, 타이베이(타오위안) 등 하루 8-9편 국제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구공항 하루 국제선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대구공항 국제선은 티웨이를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여기에 티웨이항공은 25일부터 기존 홍콩 노선을 주3회에서 주7회로 늘리고, 4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주3회) 취항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새로 부여받은 운수권을 바탕으로 마닐라 신설(최대 주5회), 상하이 노선 확대도 검토 중에 있다.
대구공항 이용객 폭발적 증가
- 14만(2013년) ⇒ 20만(2014년) ⇒ 33만(2015년) ⇒ 68만(2016년) ⇒ 149만(2017년)
대구공항 국제선은 KTX 개통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연간 채 10만 명(2009년 출도착 합계), 2013년까지 14만 명 수준에 머물던 것이 티웨이항공이 국제선 취항한 2014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증가하면서 20만 명을 넘겼고, 33만 명(2015년), 68만 명(2016년)을 거쳐 작년에는 2013년 대비 10배 넘게 증가한 149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대구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급증은 티웨이항공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어느 항공사도 대구공항 국제선 취항에 적극적이지 않을때 티웨이항공은 대구·경북지역의 잠재적 국제 항공수요를 읽었다.
그리고 티웨이는 잠재적 항공수요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끌어냈다. 이전에는 해외로 나가려면 부산이나 인천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대구·경북지역이 대구공항에 국제선이 하나·둘 씩 확충되면서 대구공항을 통해서도 해외여행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대구·경북지역의 인식 변화는 다른 항공사들의 관심을 자극했고 다른 LCC와 외국 항공사들도 잇달아 대구공항에 국제선을 개설하기 시작해 현재 하루 18편 정도의 국제선 항공편이 대구공항을 이용해 출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남다른 생각, 도전은 여기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6월, 2025년 비전 선포를 통해 충격적인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거리 노선 취항은 물론 해외에 프랜차이즈 항공사 설립을 통해 티웨이가 다국적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항공소식 티웨이, 해외 프랜차이즈 항공사 설립 추진(2017/6/30)
남다른 발상·도전에서 사우스웨스트 향기가
한편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임직원 전원에게 월급여의 250-300%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런 성과급은 4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이번 지급액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영업이익의 20%를 직원에게 환원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며 직원이 행복해야 양질의 서비스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직원을 회사 우선순위 최상단에 두며 남다른 전략과 발상으로 항공업계의 신화를 만들어온 세계 최대 저비용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모습·효과가 어느새 티웨이항공 행보에서도 슬며시 엿보인다는 것이 무리한 상상은 아니길 바라며...
항공칼럼 사우스웨스트항공 창업자, 허브 켈러허가 주는 영감의 메시지 9가지(2017/8/16)
항공상식 사우스웨스트를 살려낸 10분 (10 Minutes Turn) 전략(2015/6/29)
와 정말 폭발적 증가네요... 무엇보다 현재 수요의 지속가능을 위해 해외에서도 대구를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