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일본항공 승무원이 추구하는 '매뉴얼에 없는 서비스' 란?

마래바2016.01.20 17:25Views 2304Votes 3Comment 2

고객의 필요를 예측하는 능력 필요..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개의 거대 항공사가 일본 항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한 때 잠깐이나마 세계 최대 규모로 불렸던 일본항공은 지난 2010년 법정관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현재는 전일공수(ANA)에 이어 2위 자리로 밀려난 상태다.

파산보호라는 뼈를 깎는 아픔을 겪으며 절치부심한 끝에 최근 흑자로 돌아서면서 과거의 영광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이 더해지고 있다.

일본항공이 실패했던 이유로 관료주의 조직, 방만한 기업운영, 주인없는 회사 등 여러가지 들 수 있겠지만 서비스 품질에서만큼은 그 이유에 포함시킬 수 없다.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 등과 함께 아시아 항공사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일본항공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서비스품질 달성을 위해 어떤 훈련을 하고 있나? (주1)

일본항공은 기본적으로 3가지 교육을 실시한다. '서비스란 무엇인가?'라는 서비스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교육, 그리고 안전하고 쾌적한 항공여행을 위한 철저한 안전/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매뉴얼화하여 습득한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안전, 서비스 교육'은 어느 항공사나 다 하고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래서 최근 일본항공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세번째 교육이 바로 '예측하는 능력 향상'이다. 

"고객이 말씀하신 것에 정중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은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감지능력입니다."

 

jal_attendant_1.jpg

 

규격화된 매뉴얼이 없는 교육..

하지만 승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훈련강사가 언급한 이 감지능력을 키우기 위한 규격화된 매뉴얼은 없다. 이 감지능력은 '왜(Why)' 라는 궁금증을 가질 때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롤플레이(Role Playing) 형식의 훈련을 통해 최선의 선택을 스스로 생각하고 만들어내도록 한다. 따라서 이 훈련에는 '정답'이 없다. 담당 훈련강사는 그저 가능한 답변을 조언해 줄 뿐이다. 승무원으로 하여금 스스로 '고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안테나'를 달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승객이 담요가 필요하다고 할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냥 가져다 달라는 담요 한장 던져줄 것인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승객이 '왜(Why)' 담요를 달라고 하는 것일까? 추워서? 아니면 혹시 옷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만약 추워서 그런 것이라면 따뜻한 '음료' 한잔 권할 수 있다. 매뉴얼로는 일일히 언급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승객의 생각을 입에서 나오는 말로만 판단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승무원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서 원하는 것이 있어도 참는 승객이 있을 수도 있다. 고객의 생각을 읽고 필요한 사항을 예측하는 감지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때로는 까다로운 고객을 응대할 수도 있다. 대응 방법에 있어서 한가지 정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진정 고객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지를 이해해야 정답을 찾아낼 수 있으며, 이런 감지능력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훈련 교관은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고객이 요구하지 않아도 필요한 사항을 파악해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 주는 것이 좋다. 마치 최근 스마트폰이 제공해 주는 현재 위치에서 필요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능동적으로 알려주는 위치정보 서비스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고객이 요구해서 들어주는 서비스가 100점이라면, 요구하기 전에 필요한 사항을 제공할 때는 점수로는 매기기 어려운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과잉 서비스 필요성 논란과 감정 노동자에 대한 스트레스 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적당한 비용을 지불한 고객에게 적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고객의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기업의 지나친 과잉 서비스 강요는 결과적으로 감정 노동자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강박관념이나 강제가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즐거움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런 즐거움과 사명감이 결국 고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일본항공 교육에서 강조하는 '감지능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1) 일본 언론에서 기사화된 내용을 간략하게 옮겨본다.

 

#일본항공 #JAL #서비스 #품질 #감성 #교육 #훈련 #감지능력 #서비스품질 #고객 #이해

5
(1 user rated)
5
4
3
2
1

Rate your experience

0 Rate up
Related post
  1. [2018/02/22] ANA, 기내 인터넷 국내선 무료 전환 (337, 2)
    • Font Size
ANA(전일공수), 초대형 항공기 A380 구입하려는 이유와 전략은? (by 마래바) 소비자를 위한 정책, 오히려 소비자 선택권 줄인다(항공권 환불 정책) (by 마래바)
Comment 2
  • 현직자 (Nonmember)
    2016.2.3 00:14
    좋은 글이네요.. LCC의 출현으로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고 저유가 시대라서 항공사들도 부담없이 저가마케팅을 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싼 값에 이용하면서도 원하는 것은 양대 FSC항공사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한다는 거죠. 본인이 지불한 값에 걸맞는 서비스를 원했으면 하네요. 현직에 있으면서 참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땡처리로 반값 이하에 최저클래스를 샀으면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컴플레인... 자리 뒷자리 줬다고 컴플레인.. 초과 짐 값 안내겠다고 컴플레인.. 비즈니스급의 서비스를 원하고 있네요..
  • 마래바Author
    2016.2.3 08:08
    @현직자

    LCC 의 출현은 많은 걸 바꿔 놓았습니다.
    이제 이용자의 기대수준도 가격 수준에 맞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55분 걸리는 거리를 36분에 주파? 항공기 과속운항을 방지해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장 어제(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은 항...
2016.09.27 View 8266 쥬드
공정위, 항공권 취소수수료 제한 60일 이내만 정률 취소수수료 부과 입이 아플 지경이다. 수없이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들은 척도 안한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
2016.09.22 View 1870 마래바
홈페이지 예약, 판매 기능 없어 항공기 도색도 하지 않은 채 운항 항공운임은 아시아나항공과 동일? 현존하는 6번째 LCC(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이 떴다. [항공...
2016.07.27 View 2080 고려한
영국항공, 이지제트, 라이언에어 치명적일 수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간 항공협정 다시 24일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전 세계 톱 뉴스 가운데 하나다. 영...
2016.06.25 View 922 마래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제작 중 하늘에서 인공위성 발사 용도 지금까지 제작된 항공기 중에 가장 큰 것은 하워드 휴즈가 1947년 제작한 수상 비행기 Hughes H-...
2016.06.23 View 1100 고려한
日 LCC, 국내선 분담 10% 넘겨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日 LCC 날개달아 서비스 최소화를 통해 비용을 줄임으로써 저렴한 항공운임을 제공하는 저비용항공시장이 ...
2016.05.07 View 1119 고려한
JAL·ANA, 간사이공항 외면 관광수요 비중이 높은 간사이 시장과 맞지 않아 일본 간사이공항이 올 4월, 오사카 이타미공항과 함께 그 운영권이 외국 민간...
2016.04.28 View 1734 마래바
저비용항공 영향으로 수익방안 다양화 창가, 복도좌석 유료화 가능성 높아 항공기를 탄다고 할 때 가장 신경쓰이는 것이 좌석이다. 특히 3-4시간 이상 중장거리 ...
2016.04.21 View 1487 마래바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4년 여만에 베트남 최대 항공사인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의 제 1 항공사 자리를 위협하는 도전자가 등장했다. 다름아닌 베트남의 ...
2016.03.30 View 1779 마래바
또 다른 초음속 여행의 꿈을 꾼다... 100여년 전 인류는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꿈과 소망을 버리지 않고 끝내는 성공해 냈다. 그리고 이제 항공여행에 있어서 다...
2016.03.28 View 1111 마래바
유럽에서 가장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를 꼽으라면 아일랜드의 라이언에어(Ryanair)와 영국의 이지제트(easyJet)를 든다. 2014년 매출액이 각각 50억 유로, 59억 ...
2016.02.05 View 1704 마래바
그 동안 일본을 대표하던 일본항공(JAL)의 파산 이후, 일본 최대 항공사는 '전일공수(ANA)'다. 전일공수는 208대 항공기로 73개 도시를 운항하며 일본항...
2016.01.27 View 1705 마래바
고객의 필요를 예측하는 능력 필요..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2개의 거대 항공사가 일본 항공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2016.01.20 View 2304 마래바
소비자의 선택권은 어디로... 세계적 흐름이 되어 버린 저비용항공 활성화로 항공 소비자에게는 무한에 가까운 가격 선택권이 주어졌다. 시기를 잘 맞추기만 하면...
2016.01.15 View 920 마래바
항공시장에서는 수십, 수백의 항공사들이 저마다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항공기 제작 만큼은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시장이다. 현재 민간 항공기 제작 시장에서의...
2016.01.11 View 1755 마래바
며칠 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에 취항하는 국내외 항공사들 가운데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항공사는 필리핀의 에어아시아제스트인 것...
2015.12.23 View 804 마래바
일본은 항공 선진국이지만, 저비용항공 시장에 있어서만큼은 여타 아시아 국가들보다 뒤늦게 시작되었다. 우리나라가 2005년에 그 첫발을 내딛은 것과 비교하면 2...
2015.12.18 View 2931 마래바
최근 항공업계에는 묘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 4의 클래스가 등장한 것이다.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기내 탑승 클래스에 또 다른 ...
2015.12.16 View 1183 고려한
에어아시아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다. 말레이시아를 베이스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자회사 형식으로 로컬 저비용항공사를 세워 아시아 ...
2015.12.07 View 1295 마래바
항공교통은 여러 국가를 넘나들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교통수단 보다 언어 소통의 중요성은 크다. 현재 항공교통의 기준 언어는 영어다. 따라서 영어를 제...
2015.12.01 View 1820 마래바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