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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위기 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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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본사 사옥 매각에 이어 대한통운 지분 매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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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적용 시 부채비율 최대 200% 증가로 위험 수준 우려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안간힘을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에 이어 보유 중인 대한통운 지분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아시아나는 15일, 독일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과 광화문 사옥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하 8층~지상 29층 규모의 금호아시아나 사옥은 2008년 준공된 것으로 한때 재계 7위까지 오른 금호아시나항공그룹의 위용을 상징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매각이 불가피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매출이 6조 원대에 불과해 4조 4천억 원대 막대한 빚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6.2% 높은 이자율로 회사채 600억 원을 발행해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신용등급은 BBB-까지 떨어졌다. 한 단계 아래가 투기(투자 부적격) 등급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경우 새로운 자금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 4천억 원 가운데 약 3천억 원 확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보유하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 73만 8427주를 935억 원에 처분해 자금을 더 확보한다.
일단 급하게 확보한 자금으로 올 상반기 유동성 위기는 넘길 것으로 예상되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년 달라지는 국제회계기준(IFRS)도 큰 부담이다. 지금까지 운용리스로 도입한 항공기는 비용으로 분류했지만 앞으로는 부채로 분류하게 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하게 되고 이를 넘기면 빌린 원금을 즉시 갚아야 하는 유동성 위기를 다시 맞게 된다.1)
또한 작년 기내식 공급처를 바꾸면서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그룹)으로부터 16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지주사 금호홀딩스에 유입되면서 아시아나항공에게 실제 도움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시아나항공 자체 어려움만 더했을 뿐이다. 거기에 최근 하이난항공그룹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도 있다.
항공소식 공정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부당 지원 조사(2017/9/17)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저비용항공시장의 급성장 등으로 인한 비우호적 영업환경 속에서도 자체의 실제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를 되찾으려는 욕심에 아시아나항공이 이리저리 이용되면서 본의 아니게 어려움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저비용항공시장 확대로 인해 약화된 노선 경쟁력을 제고하고 적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출범시킨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은 2년 연속 적자에 빠지면서 여기에도 일부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아시아나항공에게는 사방이 지뢰밭 형국이다.
항공칼럼 에어서울, 'No 국내선, 국제선 Only 인천' 고집하는 이유와 생존(2018/2/21)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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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각각 542%와 718%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6)이 적용될 경우 부채비율이 최대 20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완전 구매나 금융리스(리스 후 인도받는 일종의 구매 형태) 항공기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한항공보다 악영향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