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컬럼

스피리트 항공, 욕 먹으면서도 성장하는 이유

마래바2013.08.05 22:17Views 5301Comment 0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고급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아무래도 먼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하는 최첨단 교통수단인데다가, 항공사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서비스 경쟁을 통해 차별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항공요금이 비싸다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으나, 불과 십여년 전부터 이런 고정된 생각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저비용항공이었다. 

LCC, 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 No-Frill Air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저비용항공의 가장 큰 특징은 값싼 항공권이다. 일반 항공사 수십 만원 짜리 노선을 불과 몇 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저비용항공이다.

하지만 저비용항공도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값싼 항공요금을 제공하는 대신 부가 서비스를 최대한 줄이고 뺀다. 그리고도 꼭 필요한 서비스가 있다면 그건 유료로 전환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많은 항공 소비자들은 저비용항공을 힐난(?), 비난하기 시작했다.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이 점차 그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유럽에서 라이언에어나 이지제트가 대표적이라면 또 다른 항공교통 중심지인 미국에서는 스피리트항공에 한창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스피리트항공은 현재 50대 항공기로 57개 북중미 도시를 오가며 항공운송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 성장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고 평가받고 있다.

스피리트항공은 1964년 설립된 수송업체(Clipper Trucking Company)가 그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면서 1980년 Charter One (전세기) 를 설립했던 것이 그 시작이다. 이후 전세기, 투어 사업으로 유지되다가 1992년 5월 29일 스피리트항공(Spirit Airlines)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정기 운송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6년 전이다.

  • 2007년 3월 6일, 스피리트항공은 본격적인 초저비용항공을 선언하고, 위탁수하물과 음료에 요금 부과 
  • 2008년 9월, 항공기 기내 선반(Overhead Bin)에 광고 게재
  • 2010년 6월 20일, 비즈니스 좌석 없애는 대신, 원래 비즈니스 좌석을 Big Front Seat 으로 변경, 추가 요금 부과
  • 2010년 8월 1일, 기내 휴대 수하물에 요금 부과
  • 2011년 6월 21일, 탑승권 공항에서 받으면 5달러 요금 부과 발표

스피리트항공 CEO 인 Baldanza 는 이렇게 말한다.

"좌석 좁다고 불평하려면 우리 비행기 타지 마라"
"우리 경쟁자는 항공사가 아니라 아마존이나 베스트바이 처럼 돈 쓸 유혹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는 기내 판매를 마치 조그만 슈퍼처럼 운영할 것이다."
"초저가 운임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의 모토가 될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값싼 항공권 이외에 다른 것은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다. 기본적인 안전 범위 내에서 승무원은 최소한으로 운영할 것이고, 따라서 별도 추가 서비스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spirit_a.jpg

스피리트항공은 미 연방항공청(FAA)이 공공연히 "최악(Worst)"라고 표현할 정도로 지독하고, 서비스 측면에서 고객 위주가 아니다. 철저히 비용을 줄이고 없애는 원칙 하에 운영된다. 고객 서비용 무료 전화(Toll Free)도 없으며, 항공권 환불은 꿈에서나 꿀 수 있을 정도다. 탑승권 직접 인쇄해 와야 하고, 짐은 아예 돈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 미국 항공소비자들도 스피리트항공을 비난하고, 심지어 멸시한다. 

지난 5월 발표에 따르면 미 교통부로 접수된 고객 불만(진정) 건 수가 스피리트항공은 전체 항공사 중 3번째로 많다. 스피리트항공보다 몇 배나 더 크고, 이용객 수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큰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149건), 아메리칸항공(136건) 다음으로 불만 건수(80건))가 많았다.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도 스피리트항공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리트항공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불과 6년 만에 미국에서 비중있는 저비용항공사로 성장했다.

소비자들의 비난과 불평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하는 초저가 운임(Ultra Low Fare)을 통해 항공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기꺼이 그들의 주머니를 열고 있다. 그들 비행기를 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항공기 이용에 큰 비용을 투자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만 빠르게 도착하면 되는 것이므로 부가 서비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는 얘기다."


스피리트항공에게 있어, 항공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가는 방법은 오직 한가지, '가격(Price)'이다.

모든 소비자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질 높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낮은 가격으로 기본적인 서비스만 받고자 하는 소비 계층을 철저하게 파고들고 있는 것이 성공, 성장하고 있는 비결이다.

그들에게 팬(Fan)은 없다. 열광적으로 그들을 옹호하고, 대변해주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오히려 경쟁 항공사는 물론이거니와 항공 소비자들 조차도 그들을 비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늘도 더 높이 날고 있다.


[재미있는 스피리트항공 이야기들]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평가를 받는 항공사가 있다. 다름 아닌 라이언에어..

[항공소식] 유럽 항공사 중 가장 싫어하는 항공사는? 라이언에어! 하지만 실상은?


Not yet rating.

Rate your experience

0 Rate up
    • Font Size
무엇이 더 소비자를 위한 것인지 모르는 공정위 (저비용항공 환불정책 관련) (by 마래바) 미 국내선 무료 수하물 사라진 지 벌써 5년... (by 마래바)
Comment 0

Leave a comment Use WYSIWYG

Author Password
"여기 정비사 좀 불러 주시겠습니까?" 방금 도착한 항공기 객실 승무원이 문이 열리자 마자 지상 직원에게 요청하는 말이다. 이유인 즉슨, 손님의 휴대전화가 좌...
2014.05.26 View 5248 마래바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나쁜 면을 들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좋은 점도 제법 있다. 특히 항공시장에 있어서 그 ...
2014.03.23 View 49647 마래바
항공기, 특히 국제선을 이용하려 한다면 탑승수속 카운터에서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여권과 항공권 보여 주시겠습니까?' 라는 물음일 것이다. 최근에는 이티켓(E...
2014.03.19 View 4219 마래바
우리가 이용하는 항공편은 대개 퍼스트, 비즈니스, 이코노미 클래스로 나뉜다. 물론 항공사, 운항 노선에 따라 퍼스트 클래스가 없는 경우도, 또 비즈니스 클래스...
2014.02.21 View 4981 마래바
오늘 자 기사를 보니, 사천공항 명칭 관련해서 사천의회에서 개선 건의안 이라는 걸 제출했던 모양이다. [관련 기사] 사천공항 단일명칭 사용 추진 엄연히 공항 ...
2014.02.10 View 3475 마래바
아직까지 세계 항공교통의 중심은 미국과 유럽이다.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권에 중국의 성장세가 더해져 향후 큰 항공시장으로 발전할 수는 있겠으나...
2014.02.05 View 4221 마래바
2013년도 거의 저물어 간다. 어느 분야에나 사람 사는 이야기들, 살아가는 방식들이 다르고 다양하다. 항공분야에도 올 한해 여러가지 사건과 해프닝 들이 있었다...
2013.12.28 View 3260 마래바
항공기 좌석을 극장 좌석과 비교하는 건 너무 극단적인 것일까? 어떤 항공기 좌석은 심지어 극장 좌석보다 좁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비행기를 띄우고 무지막지한...
2013.12.10 View 4811 마래바
요 며칠 전해진 소식 가운데 저비용항공 정책에 대한 것이 눈에 띈다. 대부분의 저비용항공사가 자사 약관에 규정한 환불 불가 정책은 수정되어야 하며, 이를 공...
2013.11.07 View 3825 마래바
항공기를 이용한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고급 교통수단을 이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아무래도 먼거리를 단시간에 이동하는 최첨단 교통수단인데다가, 항공사의 경...
2013.08.05 View 5301 마래바
수하물... 항공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단어다. 인근 도시나, 비즈니스로 항공편을 이용할 때야 간단한 손가방 정도로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여행에서 수하물(...
2013.07.18 View 4198 마래바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인간 관계와 심리, 이로 인한 행태를 이처럼 적나라하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갓 시집 온 며느리가 ...
2013.05.01 View 5001 마래바
항공산업이 가장 발달해 있다고 여겨지는 미국은 소비자의 나라답게 항공사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그 품질 평가를 해오고 있다. 여러 평가 가운데 AQR (Airline...
2013.04.25 View 4162 마래바
LCC(Low Cost Carrier), No-Frills, Budget Airlines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저비용항공이 요즘 대세다. 이미 우리나라에만도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
2013.03.21 View 3842 마래바
미국과 함께 항공교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은 여러모로 항공교통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제 (2013/03/13) 유럽연합(European Commission)...
2013.03.14 View 3304 마래바
대한항공은 작년(2012년) 6월부터 무료 수하물 정책을 바꿔 운영해 오고 있다. 이전까지는 무료 수하물 기준을 무게를 적용했었으나, 6월부터는 기준이 개수로 바...
2013.01.02 View 9163 마래바
제목이 좀 과격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현 상태로는 국내 저비용항공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에 정한 제목이다. 얼마 전 국내 항공시장, 특히 저가 시장에 한바탕 ...
2012.10.20 View 5913 마래바
항공기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는 않다. 여타 교통수단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항이라는 장소를 이용해야 하고, 국...
2012.10.08 View 6283 마래바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겪어봤을 거다. 아이 우는 소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말이다. 하물며 내 자식이라고 해도 우는 소리가 마냥 즐거운 ...
2012.09.29 View 4108 마래바
어제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니, 한국 소비자원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저비용항공의 불합리한 면을 지적하는 듯한 기사가 여럿 눈에 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저...
2012.09.18 View 5898 마래바
Prev 1... 3 4 5 6 7 8 9 10 11 12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