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으로 국내 여객 수요마저 다시 폭락
- FSC는 '화물'로 돌파구를 찾지만 LCC에겐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업계의 비관적 전망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어렵다, 어렵다 말을 하면서도 한 구석에는 수요 회복 등을 기대하며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품고 있었지만 현재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기 떄문이다.
절벽처럼 폭락한 국제선 수요와는 달리 국내선 항공수요는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과 함께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어느 정도 회복 움직임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여름 성수기가 한창인 시점에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300명 내외로 치솟으며 여행 수요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8월 첫째, 둘째 주만 하더라도 오히려 작년보다 국내선 이용객이 늘기도 했지만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하자 넷째 주에는 대폭 감소하며 작년 동기 대비 36%나 줄어들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면서 하반기 여객 수요가 다시 늘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화물로 버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FSC는 상반기 흑자 실적의 주역인 화물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B777-300ER 여객기의 객실 좌석을 모두 걷어내고 그곳에 화물을 싣기로 했다. 국토부 역시 항공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신속히 심사에 임했고 대한항공의 개조 신청을 허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하반기에 여객기 좌석을 들어내는 개조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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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화물기를 보유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위기 속에 화물사업을 확장하면서 흑자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LCC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FSC와 매우 다르다. 기본적으로 여객 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LCC 입장에서 미미했던 화물 등의 사업을 확장시키기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여건이다.
▩ LCC는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화물 사업 확장 어려워
보유하고 있는 여객기종 대부분 B737이나 A320 계열 등으로 화물을 실어나를 만한 항공기가 아니다. 현재 수준에서의 화물 사업은 여객기 하부 화물칸에 벨리카고 수송 정도가 고작이고, 대한항공처럼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한 객실 좌석 탈거 개조작업 등이 LCC에게는 쉽지 않다. 화물 사업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시피한 LCC 입장에서 비용을 들여 개조작업을 실시했다가 화물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오히려 사정은 더 악화될 것이기 떄문이다.
화물사업은 여객과는 또 다르게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다양한 노선 네트워크가 중요하지만 특성 상 이들에게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네트워크가 전부다. 이 지역 안에서의 단거리 일회성 화물 수송 수요는 한계가 있다. 장거리 노선을 갖추지 않으면 다양한 화물을 유치하기 어렵다.
여기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어쩌면 화물사업 확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지만 구축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 영업 네트워크다. 그냥 홈페이지 열어 놓는다고 화물 예약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화물 대리점(Forwarder) 등을 통해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하지만 이를 구축하는 것이 단기간에 쉽지 않다. 화물 물동량이 넘쳐나는 등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화물 대리점들이 굳이 인프라 등이 열악한 LCC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등이 하반기 화물사업에 개조 여객기까지 동원하며 확대하는 상황은 LCC 화물사업 가능성을 더욱 낮춘다.
코로나19 사태 진정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외에, 현재 국내 LCC들이 기댈 수 있는 생존 돌파구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