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개발 스페이스제트 '지연 또 지연' 그 사이 변해버린 시장 ‥ 성공? 실패?

고려한2020.07.05 23:12조회 수 1119추천 수 2댓글 0

  • 일본의 야심찬 민간 제트 여객기 '스페이스제트', 가시밭길 개발 과정에 전망 부정적
  • 예정했던 2013년 목표 시기에서 8년 이상 지연된 상황에 항공기 시장은 크게 변해
  • 기술적 난제 해결 어려움 극복해 완성한다 해도 시장 안착 성공 전망 크지 않아

민간 제트 항공기 시장을 주도하고 곳은 미국의 보잉과 프랑스, 영국이 주도하는 에어버스로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봄바디어(캐나다)와 엠브레어(브라질)가 보잉이나 에어버스가 생산하지 않는 80~130명 규모의 다소 소형 민간 항공기로 틈새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정도다.

여기에 전통적인 기초과학 기술 강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도 자국산 민간 제트 여객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ARJ21, SSJ-100 등을 개발하며 항공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 다른 한 곳은 일본이다. YS-11이라는 자국산 프로펠러 민간 여객기를 개발했던 일본은 자국산 제트 여객기 개발은 언젠가는 이뤄내야 할 꿈과 같았다. 오랜기간 망설임과 검토 끝에 2008년 공식적으로 미쓰비시 중공업이 MRJ(Mitsubishi Regional Jet)라는 제트 여객기 개발을 시작했다.

150석 이상 항공기 시장은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뛰어들 엄두를 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봄바디어나 엠브레어가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선택했다. 미쓰비시는 기존 강자들과의 차별점을 효율성에 두었다. 항공기 운용에 있어 가장 큰 장애 중 하나가 값비싼 연료였기 때문이었다.

 

mrj.jpg
초도 시험비행 중인 MRJ

 

그러나 개발 과정은 여의치 않았다. 당초 목표는 2013년 첫 운용사인 전일공수에 납품하는 것이었지만 시제기의 초도비행은 2015년이 돼서야 겨우 성공했다. 그리고 형식증명 획득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지만 첫 기체가 비행 도중 회항하는 등 기술적 문제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2020년 현재까지 무려 일정이 6차례나 지연되면서 2019년 항공기 이름을 스페이스제트(Spacejet)로 변경하고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정은 여의치 않다. 미쓰비시는 2021년 이후 초도 납품이 가능할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체 완성은 가능할까?

상용 항공기는 한두 번 비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바로 시장에서 활용할 수는 없다. 하루에도 수 차례 이착륙이 이뤄지고 지상에 있는 시간보다 하늘에 떠 있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하는 관계로 그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항공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다.

현재 스페이스제트 수준을 평가할 때 이제 겨우 하늘을 날 수 있는 정도라는 극단적인 의견도 나온다. 안정성을 구축하기도 전에 기내 디자인, 좌석 수를 줄이는 등 레이아웃을 변경해야 했고, 최근에는 배선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시대의 항공기라는 것은 전자제품이라고 할 정도로 전자제어로 작동하는 것이어서 스페이스제트의 경우 전기, 전자배선 수가 2만 3천 개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미쓰비시는 개발 초기 다른 기존 항공기와는 다른 자기류 배선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형식증명 순간이 다가올수록 자기류 방식의 배선구조 안정성을 입증하기 어렵게 됐다. 이 문제를 발견한 것이 2017년인데 아직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와서 배선방식을 바꿀 수도 없다. 첫 번째 시제기를 제작하는 만큼 다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발생하기 전 일정을 여섯 번째 지연시키면서 2021년을 완성을 목표로 한다고 알렸지만 배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재 상황을 감안한다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페이스제트
스페이스제트(Spacejet)로 이름 변경

  

다음은 양산 능력이다.

기술적 노력을 기울여 배선 문제를 해결하고 형식증명을 획득한다 해도 실제 항공기 생산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 당초 확보한 주문은 450대가량이었지만 수 차례 지연되면서 주문 취소가 이어져 현재는 287대(옵션 124대 포함)다.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는 미쓰비시 항공기는 과거 미쓰비시 중공업의 항공기 생산 능력은 최대 월 3대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근거한다면 연간 최대 생산대수는 36대에 불과하다. 현재 확보한 주문량을 처리하는데만 최대 8년이 걸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양산이 시작되면 생산 시설이나 인력 등의 확충이 이뤄져 어느 정도 생산대수를 늘릴 수 있겠지만 극단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얼마 전 미쓰비시는 M100 버전 개발은 포기하고 M90 버전의 대량 생산계획도 중단한 상태다. 전 세계 개발 인력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며 현재는 M90의 형식증명 획득에만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태라면 설사 개발이 완료되고 형식증명을 취득한다 해도 상업적으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항공기 시장에서 경쟁력은 있을까?

스페이스제트 개발 콘셉트 중 하나가 '효율성'이었다. 개발에 돌입할 당시 유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 연료비 절감이 곧 경쟁력이었던 환경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는 지금이 아니어도 유가는 이미 크게 하락해 연료비가 항공사의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 효율성이 가지는 장점이 현저히 줄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볼 때 항공기 시장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걸출한 기종들이 많다. 우선 에어버스를 130석 내외 항공기 시장에 진입하게 만든 A220 기종이 있다. 당초 봄바디어가 개발한 것이지만 현재는 에어버스의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소형기 시장에서 세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엠브레어의 E-Jet 시리즈 역시 포지션이 겹친다.

미국 지역 항공시장을 노리고 개발에 들어갔던 M100 버전은 스코프 클로스(Scope Clause)라는 지역 항공사 기종 제한에 걸리면서 개발을 포기했다. 가장 큰 북미 시장을 거의 잃게 된 상황이다. M90 버전 만으로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spacejet.jpg
시험비행 중인 스페이스제트 10호 시제기

 

개발 지연에 커지는 재정적 어려움

2020년 3월기 결산에서 미쓰비시 중공업은 스페이스제트 개발 사업과 관련해 약 3조 원(2633억 엔) 손실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손실 가운데 절반가량 차지한다. 어차피 사업이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투자인 것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무려 7~8년이 지연되면서 미쓰비시 항공기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누적 적자와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버렸다.

현재 M90 버전 형식증명 획득에만 전념한다면서 개발 인력을 절반가량 축소했다. 여기에 봄바디어 출신 총 개발 책임자를 교체하고 일본인 수석 엔지니어에게 그 역할과 책임을 대신하게 했다.

매년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는 스페이스제트 개발 사업에 미쓰비시 중공업이 얼마나 더 투자를 지속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영 위기에 빠졌던 미쓰비시가 원자력 사업을 매각하면서 기사회생했으나 스페이스제트 개발 사업이 자칫 그룹 전체를 다시 위기에 몰아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미쓰비시)의 민간 제트 여객기 개발은 숙원 사업이다. 항공우주산업으로 진출하는 차원에서도 항공기술은 필수적인 요소다. 여러가지 시장 환경으로 스페이스제트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일본은 스페이스제트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항공기 제작 기술 확보 정도로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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